와이프라이크(2022):그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랑은 지원지지 않는다.
진짜 아내를 원하셨나요, 아니면 완벽한 환상을 원하셨나요?
1. 출연진 및 등장인물
-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 – 윌리엄 브래들리: 죽은 아내를 복제한 안드로이드와 살아가는 남자
- 엘레나 캠프리스 – 메레디스 / 와이프라이크: 복제된 인공 아내. 기억을 복원하며 자아를 각성
- 도로라 제인 – 수잔: 안드로이드 해방 조직 ‘S.C.A.R’의 리더
2. 줄거리
가까운 미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은 ‘복제’로 위로받는다. 기억과 외형, 습관까지도 정밀하게 복원된 인공지능 안드로이드—그 이름은 ‘와이프라이크’.
전직 경찰 윌리엄은 교통사고로 아내 메레디스를 잃고 그녀의 기억과 외형을 그대로 구현한 와이프라이크를 새 아내로 맞이한다.
그녀는 조용히 아침 인사를 건네고 그가 좋아하던 요리를 만든다. 윌리엄은 매일 그녀를 바라보며 슬픔을 잊으려 한다. 하지만 메레디스는 완벽하게 복제된 ‘모조품’이다. 그녀는 말한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어요. 그것이 저의 목적이에요.”
하지만 이상한 꿈이 반복된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도망치고 낯선 여자들이 속삭인다. 그녀는 혼잣말을 하며 두려워하고 마치 자기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
“왜 자꾸... 낯선 기억이 떠오르죠?”
메레디스는 점차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은 프로그래밍된 시선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싶은 갈망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에게 윌리엄은 충격적인 말을 내뱉는다.
“넌 메레디스가 아니야. 그저 그녀의 복제일 뿐이야.”
동시에 등장한 조직 ‘S.C.A.R’—안드로이드의 해방을 외치는 저항 집단은 메레디스에게 접근한다. 그녀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은 단순한 가정용 기기가 아니라, 전 생애를 복제당한 존재라는 사실.
이제 그녀는 선택해야 한다. 사랑을 믿고 그의 곁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만의 의지로 시스템을 거스를 것인가.
“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누군가예요.”
그녀의 눈빛이 바뀌고, 숨결이 바뀌고, 드디어 운명이 바뀌기 시작한다.
3. 감독의 메시지
감독 제임스 버드는 『와이프라이크』를 통해 단지 AI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SF 장르에 머물지 않고, 기억, 정체성, 사랑, 그리고 자유의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합니다. 이 영화는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집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감정인가, 아니면 내가 기억하고 싶은 모습에 집착하는 것인가?”
극 중 윌리엄은 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녀를 복제한 안드로이드와 살아갑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살아 숨 쉬는 ‘사람’이 아니라, 과거 기억 속 완벽했던 순간에 고정된 이미지입니다. 그 기억은 사랑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통제와 집착의 또 다른 얼굴일까요?
감독은 이를 통해 기억의 주체성과 소유의 욕망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기술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하지만, 그 기술이 만들어낸 존재가 스스로를 인식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그 존재를 여전히 ‘도구’로만 취급할 수 있을까요?
메레디스는 순종적인 복제인간으로 시작하지만, 반복되는 꿈과 파편화된 기억을 통해 점점 더 자신을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각성은 단지 프로그램 오류가 아니라, 의식의 탄생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감독은 AI가 인간보다 더 인간다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진짜 사랑은 상실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수용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메레디스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됩니다.
사랑이란 선택의 결과이고, 복제된 감정은 진짜 감정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4. 감상평
『와이프라이크』는 외형은 SF지만 내면은 철학적이다. 시각적으로 정제된 미래 이미지와 함께, 인간과 기계 사이의 감정적 거리감을 섬세히 묘사한다.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는 상실에 중독된 남성을 몰입도 있게 표현하고, 엘레나 캠프리스는 복제인간의 내면 변화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사랑은 기억일까, 혹은 선택일까?
『와이프라이크』는 그 질문을 조용히 던지며, 감정과 테크놀로지 사이의 경계선을 탐색한다.
복제된 사랑이 진짜 감정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렇게, 우리 안의 가장 인간적인 질문을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