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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2025):종교적 엄숙함과 스릴러의 긴장감

by 연이아빠의 LAB 2025. 3. 31.

콘클라베(2025):종교적 엄숙함과 스릴러의 긴장감

“하느님은 침묵하시지만, 우리 각자의 선택은 결코 조용하지 않다.”

1. 출연진 및 등장인물

레이프 파인스 (Ralph Fiennes) – 로렌스 추기경

로렌스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진행되는 콘클라베의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교황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면서도, 새로운 교황 선출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됩니다. 레이프 파인스는 로렌스의 복잡한 내면과 도덕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을 그의 심리적 여정으로 이끕니다.

스탠리 투치 (Stanley Tucci) – 벨리니 추기경

벨리니는 교황 후보 중 한 명으로, 개혁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는 현대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이며, 다른 추기경들과의 갈등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합니다. 스탠리 투치는 벨리니의 강인함과 동시에 인간적인 면모를 균형 있게 연기합니다.

존 리스고 (John Lithgow) – 트레몰리 추기경

트레몰리는 보수적인 관점을 지닌 추기경으로,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와 관습을 고수하려 합니다. 그는 벨리니와 대립하며  교회의 안정성과 전통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존 리스고는 트레몰리의 권위와 보수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합니다.

이사벨라 로셀리니 (Isabella Rossellini) – 아그네스 수녀

아그네스 수녀는 바티칸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로  콘클라베 과정에서 로렌스 추기경에게 조언을 제공합니다. 그녀는 교황 선출 과정의 비밀과 복잡한 정치적 역학을 이해하고 있으며  로렌스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녀의 연기는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2. 줄거리

영화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시작됩니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콘클라베'를 진행합니다. 이들은 외부와 단절된 채 투표를 통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로렌스 추기경은 선거를 총괄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려 하지만  내부의 정치적 갈등과 음모에 직면하게 됩니다.
보수적인 테데스코 추기경과 개혁적인 트렘블레이 추기경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며  추기경들 사이의 연합과 배신이 반복됩니다.

그러던 중  외부 선교지에서 활동하던 베니테즈 추기경이 새로운 후보로 부상합니다. 그는 기존 교황청의 정치와 거리를 두고 신앙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어온 인물입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등장은 선거의 흐름을 바꾸고  추기경들은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3. 감상평

'콘클라베'는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의 심리전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화는 교황 선출이라는 신성한 절차 뒤에 숨겨진 정치적 계산과 인간의 욕망을 현실감 있게 묘사합니다.

특히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로렌스 추기경은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그의 내적 갈등과 선택의 무게는 영화의 중심을 이루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영화는 또한 교회 내의 성 역할과 성평등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교회 내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야 했고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되는 일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마다 여성들은 진실을 밝혀내거나  주인공들에게 깨달음을 안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여성들이 이야기의 장치가 아니라  교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목소리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연출 면에서 '콘클라베'는 사운드 디자인과 편집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미묘한 소음과 침묵을 활용하여 공간의 밀도를 높이고  카메라의 움직임과 편집을 통해 인물들이 느끼는 압박감을 극적으로 강조합니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마치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영화의 결말은 관객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변화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가장 보수적인 조직에서조차 변화의 씨앗은 자라고 있으며  작은 용기들이 모여 거대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변화와 도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합니다.

'콘클라베'는 단순한 종교 드라마를 넘어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과 함께  변화와 전통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