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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지니어스(2017):이건 단순한 컨닝이 아닌 두뇌로 설계한 완벽한 범죄다

by 연이아빠의 LAB 2025. 4. 13.

배드지니어스(2017):이건 단순한 컨닝이 아닌 두뇌로 설계한 완벽한 범죄다

 

“시험은 공정하지 않아. 난 그냥 그 룰 안에서 가장 똑똑하게 움직였을 뿐이야.”

1. 출연진 및 등장인물

 

  •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 린: IQ 200의 천재 소녀.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정의감과 야망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거대한 시험 사기극의 두뇌가 된다.
  • 차논 산티내톤쿨 – 뱅크: 성실하고 정직한 공부벌레. 가난하지만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던 그는 어느 순간 린과 공모하게 되고  두 번째 지니어스로 변모한다.
  • 이사야 헷먼 – 그레이스: 린의 친구. 연기엔 재능이 있지만 공부는 취약한 학생. 그녀를 돕기 위해 시작한 작은 커닝이 커다란 범죄로 발전한다.
  • 띠라돈 수파펀핀요 – 팻: 그레이스의 남자친구이자 부잣집 아들. 돈으로 린의 재능을 이용하려 하며 점점 더 위험한 게임을 제안한다.

 

2. 줄거리

린은 수학천재다. 낡은 운동화를 신고  머리는 언제나 단정하다.
가난하지만 머리 하나로 명문학교에 입학한 그녀에게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찍 가르쳐준다.

“왜 걔네는 돈으로 답을 사고  나는 머리로 증명해야 해?”
린은 처음엔 친구 그레이스의 부탁으로 시험 중 손짓과 발짓으로 정답을 알려준다. 그 작은 커닝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녀의 두뇌는 점점 더 대담한 방식으로 커닝을 설계한다.
피아노 건반을 이용한 암호  시험지 유출 타이밍  좌석 위치의 역이용…린은 시험을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미션’으로 바라본다.

“시험은 게임이고 난 플레이어야.”

그리고 도달하게 된 목표는 전 세계 유학생들이 치르는 STIC(SAT과 유사한 국제시험). 린은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날아가 시간차를 이용해 시험문제를 외워 다시 돌아와 공유하겠다는 거의 첩보 작전급 사기극을 설계한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늘 원칙만을 지켜오던 뱅크가 돈의 유혹과 부당한 현실에 무릎 꿇고 합류한다. 두 사람은 천재적인 전략과 기억력으로 작전을 성공시켜 나가지만 점점 도덕적 한계와 죄책감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린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긴 걸까, 졌을까?”
돈도, 명예도, 자유도 손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 그녀는 가장 값비싼 대가를 지불했음을 깨닫는다.

 

3.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 내용

감독 나라빗 푸언피리야는 『배드 지니어스』를 단순한 학원 범죄물이 아닌, 사회구조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낸다.
교육이 공정하지 않고  시험이 부유한 자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현실에서, 천재 소녀 린은 단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도전했을 뿐이다. 그녀가 저지른 것은 범죄이지만, 관객은 그녀를 쉽게 비난할 수 없다. 감독은 묻는다.

“정답을 말하지 않고도, 틀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 질문 속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입시 시스템, 계층 불평등,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4. 감상평

『배드 지니어스』는 시험을 무기로 한 하이틴 범죄극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그 이면엔 사회적 메시지와 인물의 내면 변화가 촘촘히 설계되어 있다. 특히 린을 연기한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은 놀라운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무표정 속에서도 감정을 이끌어내고 계산된 침묵으로 스릴을 극대화한다. 그녀의 눈빛 하나로 영화는 완전히 뒤집힌다.

또한 시험장, 공항, 호텔 등 공간이 끊임없이 변하며, 그 안에서 숨 막히는 심리전이 벌어진다. 스릴러 장르의 문법을 입시라는 테마에 접목시킨 연출력은 단연 돋보인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린이 자백을 택하는 순간  관객은 비로소 그녀가 진짜 ‘지니어스’였음을 깨닫게 된다. 지능이 아니라 양심의 선택이 그녀를 진짜 영웅으로 만든다.

『배드 지니어스』는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온 ‘시험’이라는 공간을 가장 극적으로 재해석한 영화다.
컨닝이라는 소재조차 이토록 예술적이고 스릴 넘치게 그릴 수 있다는 건 놀라움 그 자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과연 우리는 공정한 게임 안에 있었던 걸까?
그리고 당신이라면, 린의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선택을 했을까?

『배드 지니어스』는 계산된 두뇌보다 뜨거운 양심을 기억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정답이 아니라,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