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케어(2023):살인인가, 구원인가-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법은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다.
그들은 매일 고통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을 해방시킨 것입니다.
1. 출연진 및 등장인물
- 마츠야마 켄이치 – 시바 무네노리: 요양센터의 헌신적인 간병인. 42명의 노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지만 자신이 한 행위는 '살인'이 아닌 '구원'이었다고 주장한다.
- 나가사와 마사미 – 오토모 히데미: 검사. 시바의 사건을 수사하며 그의 주장과 마주하게 된다.
- 스즈카 오지 – 시이나 코타: 오토모의 조수 검사. 시바의 사건을 함께 수사한다.
- 에모토 아키라 – 시바 쇼사쿠: 시바의 아버지.
2. 줄거리
도쿄 외곽, 한적한 주택가.
어느 날 아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요양서비스 회사 직원의 자택에서 노인 한 명과 시설 소장의 시신을 발견한다.
조용한 집 안엔 커튼조차 반쯤 열려 있었고 TV는 켜져 있었지만 볼륨은 낮게 흘러나온다.
이건 자살이었을까, 사고였을까, 아니면 살인?
이 사건을 맡은 검사 오토모 히데미(나가사와 마사미)는 초반부터 혼란에 휩싸인다.
숨진 노인의 기록을 추적하던 중, 과거에 그를 돌봤던 간병인 시바 무네노리(마츠야마 켄이치)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그는 사건 당시 요양시설 ‘하모니케어’에서 성실하고 헌신적인 간병사로 명성이 자자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오토모는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시바가 간병을 맡았던 노인 중 42명이 모두 사망했다는 것.
자연사로 처리됐던 수많은 죽음들이 하나둘씩 재조사 대상이 된다.
수사망이 조여지자 시바는 체포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영화는 단순한 법정극이 아니라 도덕과 법, 삶과 죽음 사이의 철학적 충돌로 전환된다.
심문실. 오토모는 냉정하게 묻는다.
“당신이 죽인 겁니까?”
시바는 고개를 들고 말한다.
“그들이 원했어요. 그들은 매일, 매 순간을 죽고 싶어 했습니다.”
시바는 말한다.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 ‘구원자’라고.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 치매로 가족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이들 욕창과 기저귀 매일 밤 무기력한 시선을 머금은 사람들. 그들을 안고 눈을 맞추며 그는 결심했다고 한다.
“돌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삶을 놓고 있었어요.”
오토모는 이 말에 분노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치매를 앓고 있고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다.
가끔 어머니는 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때로는 아이처럼 울부짖는다.
그때마다 오토모는 생각했다.
‘이게 정말 살아 있는 것일까?’
오토모는 감정과 논리 사이에서 흔들린다.
하지만 결국 검사의 본분을 다해 시바를 기소한다.
법정에서 시바는 담담히 말한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저는… 그들에게 필요한 마지막 간병인이었습니다.”
법은 시바에게 유죄를 선고한다. 하지만 관객에게 남겨진 질문은 단 하나다.
“당신이라면, 그들을 살릴 것인가, 놓아줄 것인가?”
3. 감독의 메시지
마에다 테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일본 사회의 고령화 문제와 요양 시스템의 한계를 조명한다. 그는 시바의 행위를 단순한 범죄로 보지 않고 사회적 문제의 결과로 바라본다. 감독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노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들은 정말로 행복한가?”
영화는 노인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의 부재와 가족들의 부담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4. 감상평
『로스트 케어』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관객에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마츠야마 켄이치는 시바 무네노리 역을 통해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나가사와 마사미는 오토모 히데미 역으로 감정의 변화를 잘 그려낸다.
영화는 관객에게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선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탐구한다.
『로스트 케어』는 철저히 조용하고 정적인 리듬으로 진행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파동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가라앉은 분노와 눈물로 관객의 가슴을 울립니다.
살인인가, 구원인가. 그 답은 영화가 끝나도 쉽게 내릴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