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1972):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피와 권력이 만들어낸 비극의 유산.
“I’m gonna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
― 돈 비토 콜리오네
1. 출연진 및 등장인물
- 말런 브란도 (비토 콜리오네 역)
콜리오네 가문의 대부이자 마피아 세계의 절대적인 권력자.
폭력보다는 신뢰와 명예를 중시하는 인물로 '정의'를 가문의 방식으로 실현하려 한다. - 알 파치노 (마이클 콜리오네 역)
비토의 막내아들. 처음엔 군 출신의 평범한 젊은이였지만 아버지를 향한 공격을 계기로 조직에 발을 들이고
서서히 '새로운 대부'로 변모하는 인물. - 제임스 칸 (소니 콜리오네 역)
콜리오네 가문의 장남. 충동적이고 폭력적이며 뜨거운 심장을 가진 인물.
결국 그 성격 때문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 로버트 듀발 (톰 헤이건 역)
콜리오네 가문의 법률고문. 비토의 양아들처럼 자랐으며 조직 내에서 가장 합리적인 인물 중 하나.
2. 줄거리
1940년대 뉴욕.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문인 콜리오네 패밀리는 미국의 암흑가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가문의 수장이자 모두가 존경하는 ‘대부’ 비토 콜리오네는 폭력보다는 신의와 명분으로 움직이며
자신의 방식대로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이다.
결혼식장. 딸의 결혼식에서 손님을 맞는 비토.
그는 직접 부탁을 듣고 그것을 들어주는 방식으로 관계를 쌓아간다.
“정의를 원한다면, 나를 친구처럼 대해줘야지.”
한편, 막내아들 마이클은 이 모든 세계와는 거리를 두고 살던 인물.
그는 아버지의 ‘사업’을 무겁게 여기며, 스스로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약 사업 확장을 요구하는 타타글리아 가문과 갈등이 터지고 비토는 저격을 당해 중상을 입는다.
가문은 혼란에 빠지고 충동적인 장남 소니는 전쟁을 준비한다.
이때 마이클은 처음으로 조직에 개입하며 병원에서 아버지를 지키는 장면은 그가 처음으로 가문의 일에 발을 들인 상징적인 순간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장면.
“그는 나의 아버지를 죽이려 했고, 내 형을 죽이려 했다.
이제 내가 그의 가족을 먼저 없애겠다.”
마이클은 조직의 회의에 참석한 솔로초와 부패 경찰 맥클러스키를 식당에서 총으로 제거한다.
그의 삶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마이클은 시칠리아로 도피하고, 그곳에서 사랑에 빠지지만 짧은 행복은 비극으로 끝난다.
연인을 잃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무너진 가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스스로 ‘콜리오네의 대부’가 되기를 선택한다.
형 소니는 함정에 빠져 무자비하게 살해당하고 비토는 마이클에게 점점 리더십을 넘긴다.
“나는 네가 정치인이 되길 바랐지, 살인자가 되길 바란 게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비토는 정원에서 손자와 놀다가 조용히 숨을 거두고 이제 마이클은 가문의 이름을 지키고 전쟁을 끝낼 마지막 인물로 움직인다.
결혼식으로 마무리되었던 영화는 이제 세례식 장면과 함께 절정을 향해 간다.
마이클은 조카의 대부가 되는 세례식에 참석하면서 동시에 적들의 수장을 모두 암살하는 명령을 내린다.
그는 세례의 언약을 하면서도, 피로써 적을 청산하는 완전한 '대부'로 거듭난다.
문이 닫히고, 가문의 충복들이 마이클에게 “대부님”이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그가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변화했음을 선언한다.
3. 감독의 메시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대부』를 통해 단순한 마피아 범죄극을 넘어서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이민자 가문
그리고 그 가문을 지키기 위한 도덕적 타협과 폭력의 순환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콜리오네라는 가문은 단지 범죄 조직이 아니라 가족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려는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한다.
“가족을 위해서라면”이라는 말은 이 영화에서 숭고한 의미이자 잔혹한 구실이다.
4. 감상평
『대부』는 단순히 범죄나 액션이 아닌 한 가문이 흥하고, 몰락하며, 새로운 피로 이어지는 숙명을 웅장하게 그린 서사극이다.
특히 알 파치노의 연기 변곡선은 영화의 핵심.
처음엔 정의로운 군인이었던 마이클이 어떻게 대부로 타락하는지를 차가운 눈빛과 침묵 속에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말런 브란도의 대사 하나 손짓 하나는 ‘권력자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영화사에 새겨 넣었다.
『대부』는 단순히 “범죄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미국이라는 나라, 가족이라는 제도 인간이라는 존재를 깊이 탐구한 인생극이다.